고구마 수확

2020. 10. 2. 13:13낮은 속삭임

- 2020년 09월 어느(27일) 날 -

 

지난 봄에

지인이 고구마를 좀 심어달라고해서 가서 심어 주었더니

가을에 수확하러 오라고 했습니다.

땅이 비옴 진땅이 되고 비가 안오면 돌덩이처럼 딱딱해지는 땅이라 안 먹고 안 오겠노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지난 금욜(09월25일) 길에서 우연히 지인을 만났는데

주말에 친구랑(같이 고구마를 심어준 친구) 고구마를 캐러 오라고 했습니다.

제가 안가면 친구도 안갈거 같아 알았다고, 가겠노라고 했습니다.

 

가는 길에 친구를 태우고 고구마 밭을 향해 갔습니다.

 

친구가 새참(부추 부침개)을 준비할 동안 햇살인 고구마순을 좀 땄습니다.

 

먼저 부추 부침개에 막걸리 한잔씩을 했습니다.

 

전 대부분 부침개 따로, 안주 따로 사진을 찍는데 친구는 같이 찍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같이 한장 찍었습니다.

 

땅이 얼마나 딱딱한지

마치 돌덩이 같아서 호미로 고구마를 캐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그리고 팔로 일을해서 먹고사는 저로선 팔을 아껴야해서

삽으로 고구마를 캐고 있는 주인장과 함께 삽으로 고구마를 캐기 시작 했지만

아무리 힘껏 밟아도 삽이 잘 들어가질 않았습니다.

 

해남에서 직송해온 꿀고구마라는데 마치 밤고구마처럼 색은 고왔습니다.

 

좀 캐다 쉬고 또 좀 캐다 쉬고...

그 때 마다 부추전에 막걸리 한잔씩을 했습니다.

한약 먹어서 술마시면 안되는데, 운전해야해서 술마시면 안되는데 하면서도

두세잔 정도 마신거 같습니다.

 

고구마를 어느 정도 캐고...

주인장이 양념LA갈비(점심대용)를 굽는동안 원두막에 벌렁 누웠습니다.

 

몸은 기진맥진인데 하늘은 넘 고왔습니다.

 

주인장이 김장무를 좀 뽑아 주었습니다.

 

고구마도 한상자씩 나눠 주었습니다.

 

이건??

캐다가 상처난 것들인데

이건 오래두면 안된다며 바로 먹으라며

좀 싸주었습니다.

 

집에 오니 현관앞에 상자가 하나 있었습니다.

 

친구가 추석에 먹으라고 배를 두고 갔네요.

(보기엔 살짝 덜 익은 배 같은데 추석에 손주들이 넘 맛있다며 다 먹고 갔답니다.)

 

옛어르신들이 찬바람 불면 고구마순 껍질이 잘 안벗겨진다고 하셨는데 정말이지 잘 안벗겨졌습니다.

그래서 쬐끔만 벗겨 고구마순 김치를 담고 나머진 삶아 말려 버렸답니다.

 

힘들게 고구마를 수확하고 왔음

김치(고구마순 김치와 알타리김치)는 다음날 담아도 되는데

일을 미루지 못하는 성격때문에 다 해치워 버린...

덕분에 몸이 천근만근, 넘 넘 힘들고 피곤한 하루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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