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5. 14. 20:36ㆍ낮은 속삭임
- 2020년 05월09일 봄비 내리는 주말에 -
봄비 촉촉히 내리는 주말에...
방콕 할까? 하다가 시골에 살고 있는 친구네 집 뒷동산에 고사리를 꺾어러 갔습니다.
친구네 집 마당에 애마를 주차하고...
친구가 부쳐 놓은 따끈따끈한 가죽나무순 부침개를 한 쪽 먹고
후식으로 커피를 한 잔 마시고
그리곤 뒷동산으로 고사리를 꺾어러 올라 갔습니다.
우비를 입고 고사리를 꺾는데 땀이 비 오듯 했습니다.
한참 신나게 고사리를 꺾고 있는데 꿩이 푸드덕 날아가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래서 봤더니 꿩알이...
멀리서 당겨 찍었더니 사진이 많이 흐리네요.
한두시간 쯤 정신없이 이 곳 저 곳을 헤매고 다니며 고사리를 꺾었더니 허리가 많이 아팠습니다.
그래서 그만 꺾을 생각으로 임도로 내려와 잠시 쉬다가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리곤 친구에게 전화, 난 그만 꺾고 임도에서 사진을 찍고 있을테니 꺾을만큼 꺾고 내려오라고 했습니다.
한참 후에 친구에게서 전화, 임도로 내려 왔는데 어디있냐고, 안 보인다고 했습니다.
알고보니 임도가 두 개 였는데 친구는 북쪽에 있는 임도로 내려 갔고 햇살인 남쪽에 있는 임도로 내려간 듯 했습니다.
친구는 그 곳에서 30~40년을 살았으니, 그리고 해마다 그 곳에서 고사리를 꺾었으니
길 잃어버릴 염려가 전혀 없었는데 문제는 햇살이였습니다.
친구에게 일단은 집으로 돌아가라고 하고 햇살인 산 정상으로 올라 갔습니다.
그리곤 젤 가까운 계곡으로 내려 갔습니다. 내려 가는 길에 고사리는 왜 또 그렇게나 많은지...
걸어 내려 가면서도 고사리를 한움큼 꺾었습니다. ㅎ
한참을 내려오니 임도가 보이고...
포장된 도로도 나왔습니다.
한 30분을 걸었건만 건물도 사람도 안 보였습니다.
드디어 공원이 나오고...
정자에 무슨 정자라고 이름이 있을 것도 같은데 아니었습니다.
오래된 느티나무가 몇 그루 서 있는 곳엘 오니 그제서야 이 동네가 무슨 동네인지 알 거 같았습니다.
친구에게 주소를 보내고...
알고보니 이 쪽 동네에서 올라 저 쪽 동네로 내려간 것입니다.
한참 후에 친구가 데리러 왔습니다.
친구 차를 타고 친구네 집 도착, 늦은 점심(오후 5시)을 먹고 그리곤 곧장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고사리는 채취 하자마자 삶아야 안 억세진답니다.
그런데 비가 올 때 삶아 늘면 잘못함 상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기예보를 보니 다음날 6시까지 비가 오겠다고 하고 오전 내내 흐리다고 나왔습니다.
그렇지만 아차피 삶을거, 삶았습니다.
그리고 밤새 베란다 문을 활짝 열어놓고 고사리를 늘어 놓았습니다.
어때요?
지난 04월30일날 꺾은거랑 비슷한거 같죠?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