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비요일

2021. 8. 24. 18:51낮은 속삭임

- 2021년 08월 21일 토요일 -

 

지난 금욜(20일) 저녁 7시30분쯤 친구에게서 전화가 온...

올갱이 잡으러 가자고...

"헐!! 이 시간에?? 가면 몇시쯤 오는데??" 했더니 "10시?? 11시??' 라는 말에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오는... ㅎ

길게 한숨한번 쉬고는 "어떡하지?? 난 잡아다 주는 것은 먹어봤지만 잡아본 적은 없는데??" 했더니

알았다고, 그럼 혼자 가야겠다고, 많이 잡음 전화하겠다고...

낮에도 올갱이 잡다가 사망사고가 가끔 있는데 밤에?? 그것도 혼자?? 싶었지만

방정맞은 말 같아 차마 그 말은 못하고...

가끔 시간이 되면, 또는 누가 부탁하면 일삼아 잡으러 다니는 친구라

조심해서 잘 다녀오란 인사만 남기고 전화를 끊은...

 

다음날(21일 토요일)은 많은 비가 예보되어 있기에 암것도 안하고 하루종일 푹~ 쉬어야지 했는데

친구에게서 톡이 온... 올갱이 배달간다고... 그리곤 잠시후 집앞이라고, 나오라고...

나갔더니 올갱이가 비닐봉지 여러개에 나눠 담겨져 있는...

2~3시간만에 10kg를 잡았다나? 뭐라나? 햇살이는 생각도 못할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올갱이를 잡아다 팔기까지 하는 친구지만

돈을 주면 안받을 것도 같고 예의도 아닌 것도 같고해서 고맙게 잘 먹겠다고,

시간됨 전화하라고, 밥 사겠노라고...

 

친구가 비닐봉지에 담아온 올갱이를 사진 찍고...

 

함박에 비워 깨끗이 씻어서...

 

소쿠리에 건져 놓고...

 

된장 풀어 끊인 물에 올갱이를 삶아서...

 

껍질(위 사진)과 알맹이(아래 사진)를 분류하고...

 

그리곤 삶은 물과 함께 병에 넣어 냉동실에 보관 했습니다.

국 끊여놓은 것도 있고 글구 귀한 것은 자식들 주고픈 것이 부모마음이기에... ㅎ

실상 그렇게 자식을 위하지도 않으며서 위하는 척 하네요. ㅎ

 

올갱이를 씻고 삶고 알맹이를 빼내는...

그것도 일이라고 다하고나니 아이고~ 팔.다리.어깨야~ ㅎ

점심으로 호박부침개에 단호박 좀 쪄서 먹고 한숨 자야지 하면서 준비를 하고 있는데

올갱이를 가져다 준 친구에게서 전화가 온...

물가에 가서 고기 구워 먹고 오자고...

몸은 가지말고 쉬라고 하는데 마음이 다녀오라고 하네요.

그래서 이 친구 저 친구에게 같이 가자는 전화를 하고 그리고 급히 이 것 저 것 준비를 해서 갔습니다.

 

고기는?? 햇살이가 계산을 하겠노라고 했지만

서로 계산한다고 실랑이를 벌이다가 결국엔 올갱이를 잡아다준 친구가 계산했습니다.

 

물가에서 그것도 숯불에 구워먹는 고기...

넘 맛있더라구요. ㅎ

 

지금보니 넘 맛있게 먹느라, 먹기 바빠서 노릇노릇 맛잇게 구운 고기 사진이 없네요. ㅎ

 

묵은지 송송 썰어 밥도 볶아 먹고...

 

그렇게 한참을 놀다가 집으로 돌아오기 직전에 사진 몇 장...

 

때마침 기차가 지나가는...

보이시나요? ㅎ

 

표 있게 한 일도 없는데, 물가에 가서 잘 놀다온거 밖에 없는 거 같은데

결론은 넘 피곤한, 넘 힘든 날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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